𓃗 재료↓
캔버스, 아크릴 미디엄, 흑연, 아크릴 물감, 아크릴 잉크, 왁스 처리된 실, 유화 물감, 알루미늄 판재, 아연 나사, 스테인리스 그로멧, 스테인리스 S자 고리


𓃗 크기↓
가변형


𓃗 말들↓

1. “말”은 speech, talk, word, language, story 등을 모두 포괄하여 의미할 수 있는 한국어 단어이다. 동시에 “말”은 horse를 의미하기도 한다.


2. 나는 “말 더듬기”를 한다. 말은 나에게 중요하다. 나는 잊어도 괜찮은 말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재미있는 말을 찾으면 머리 속에서 계속 굴려본다. 이런 말들은 해소되지 않은 불편한 상태로 남는다. 샤워기 물줄기 속에서, 베개와 천장 사이에서, 꿈 속에서, 그리고 스케치북 안에서 계속 돌아다닌다. 나는 아이가 호주머니 속에 넣은 돌을 계속 만지작 거리듯 (fidget with) 이 말들을 계속 더듬는다.


3. 나는 talk, word, language 등을 의미하는 “말”을 사랑하는 것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horse에 집착한다. Horse는 일종의 오번역이다. “말”을 horse로 번역해 버리는 “틀린 행위”에서 나는 엄청난 자유와 재미를 느낀다.


4. 구린 번역(shitty translation)은 번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모든 번역은 원본의 의미를 훼손하는 동시에 새로운 의미를 더한다. 예를 들면 내 한국 이름의 성 “이”를 “Lee”로 번역하면 원래의 발음을 잃는다. 그러나 내 영어 이름 “Leo Lee”는 L과 e가 반복되어 나오는 재밌는 리듬을 가지게 된다. 구린 번역은 마찬가지로 원본을 해치는 것 같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말”은 talk으로 번역할 수도, word로 번역할 수도 없다. 그래서 horse로 번역한다. 이 번역은 번역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말”을 horse라고 해버림으로서 나는 한국어와 영어 사이, word와 horse 사이,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어느 새로운 지대를 발견했다.


5. 이 새로운 지대는 나의 것이다. 언어와 언어 사이에서 내가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영역을 찾은 것이다. 이 지대는 다른 보편적인 지대들로부터 살짝씩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언어의 틀 속에 위치한다. 언어의 틀 속에서 위반을 꾀한다. 이 곳에서 나는 보편적인 동시에 개인적일 수 있으며, 벌거벗는 동시에 안전할 수 있다.


6. 나는 언어라는 인조적인 체계 속에서 자유롭게 장난 친다. 말장난. 이 말들을 물질의 세계로 가져와 손으로 만진다. 말들을 각인하고, 묻어 버리고, 도로 끄집어 내어 놀기도 하며, 잘랐다가 붙이는 등의 방식으로 더듬는다.


7. 사람은 죽어서 말을 남기고, 말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말을 손으로 직접 남기고 묻어주기 위해서 가죽과 같은 재질을 만들었다. 몰딩 페이스트와 젤 등의 아크릴 재료를 혼합하여 반투명한 재질을 만들었고, 캔버스 위에 얇게 덮었다. 모든 작업에는 최소 10개에서 많게는 60개의 얇은 레이어들이 있으며, 그 사이 사이에 말들이 새겨져있다. 말들은 가죽 속에서 사라져 가기도, 그 위로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8. 나는 말과 행동을 수차례 반복한다. 같은 말을 계속 다시 적고, 레이어를 수차례 쌓고, 말을 자꾸 등장시키고, 손 바느질을 수천번 반복하며, 네모 옆에 네모를 그린다. 반복되는 되새김질은 그 자체로 고행이며 작업의 방식이 된다. 반복되는 루틴과 그리드 안에서 나는 가장 안전하다.


𓃗 재료↓
캔버스, 아크릴 미디엄, 흑연, 아크릴 물감, 아크릴 잉크, 왁스 처리된 실, 유화 물감, 알루미늄 판재, 아연 나사, 스테인리스 그로멧, 스테인리스 S자 고리


𓃗 크기↓
가변형


𓃗 말들↓

1. “말”은 speech, talk, word, language, story 등을 모두 포괄하여 의미할 수 있는 한국어 단어이다. 동시에 “말”은 horse를 의미하기도 한다.


2. 나는 “말 더듬기”를 한다. 말은 나에게 중요하다. 나는 잊어도 괜찮은 말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재미있는 말을 찾으면 머리 속에서 계속 굴려본다. 이런 말들은 해소되지 않은 불편한 상태로 남는다. 샤워기 물줄기 속에서, 베개와 천장 사이에서, 꿈 속에서, 그리고 스케치북 안에서 계속 돌아다닌다. 나는 아이가 호주머니 속에 넣은 돌을 계속 만지작 거리듯 (fidget with) 이 말들을 계속 더듬는다.


3. 나는 talk, word, language 등을 의미하는 “말”을 사랑하는 것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horse에 집착한다. Horse는 일종의 오번역이다. “말”을 horse로 번역해 버리는 “틀린 행위”에서 나는 엄청난 자유와 재미를 느낀다.


4. 구린 번역(shitty translation)은 번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모든 번역은 원본의 의미를 훼손하는 동시에 새로운 의미를 더한다. 예를 들면 내 한국 이름의 성 “이”를 “Lee”로 번역하면 원래의 발음을 잃는다. 그러나 내 영어 이름 “Leo Lee”는 L과 e가 반복되어 나오는 재밌는 리듬을 가지게 된다. 구린 번역은 마찬가지로 원본을 해치는 것 같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말”은 talk으로 번역할 수도, word로 번역할 수도 없다. 그래서 horse로 번역한다. 이 번역은 번역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말”을 horse라고 해버림으로서 나는 한국어와 영어 사이, word와 horse 사이,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어느 새로운 지대를 발견했다.


5. 이 새로운 지대는 나의 것이다. 언어와 언어 사이에서 내가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영역을 찾은 것이다. 이 지대는 다른 보편적인 지대들로부터 살짝씩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언어의 틀 속에 위치한다. 언어의 틀 속에서 위반을 꾀한다. 이 곳에서 나는 보편적인 동시에 개인적일 수 있으며, 벌거벗는 동시에 안전할 수 있다.


6. 나는 언어라는 인조적인 체계 속에서 자유롭게 장난 친다. 말장난. 이 말들을 물질의 세계로 가져와 손으로 만진다. 말들을 각인하고, 묻어 버리고, 도로 끄집어 내어 놀기도 하며, 잘랐다가 붙이는 등의 방식으로 더듬는다.


7. 사람은 죽어서 말을 남기고, 말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말을 손으로 직접 남기고 묻어주기 위해서 가죽과 같은 재질을 만들었다. 몰딩 페이스트와 젤 등의 아크릴 재료를 혼합하여 반투명한 재질을 만들었고, 캔버스 위에 얇게 덮었다. 모든 작업에는 최소 10개에서 많게는 60개의 얇은 레이어들이 있으며, 그 사이 사이에 말들이 새겨져있다. 말들은 가죽 속에서 사라져 가기도, 그 위로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8. 나는 말과 행동을 수차례 반복한다. 같은 말을 계속 다시 적고, 레이어를 수차례 쌓고, 말을 자꾸 등장시키고, 손 바느질을 수천번 반복하며, 네모 옆에 네모를 그린다. 반복되는 되새김질은 그 자체로 고행이며 작업의 방식이 된다. 반복되는 루틴과 그리드 안에서 나는 가장 안전하다.


  • 2025

    𓃗 재료↓
    캔버스, 아크릴 미디엄, 흑연, 아크릴 물감, 아크릴 잉크, 왁스 처리된 실, 유화 물감, 알루미늄 판재, 아연 나사, 스테인리스 그로멧, 스테인리스 S자 고리


    𓃗 크기↓
    가변형


    𓃗 말들↓

    1. “말”은 speech, talk, word, language, story 등을 모두 포괄하여 의미할 수 있는 한국어 단어이다. 동시에 “말”은 horse를 의미하기도 한다.


    2. 나는 “말 더듬기”를 한다. 말은 나에게 중요하다. 나는 잊어도 괜찮은 말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재미있는 말을 찾으면 머리 속에서 계속 굴려본다. 이런 말들은 해소되지 않은 불편한 상태로 남는다. 샤워기 물줄기 속에서, 베개와 천장 사이에서, 꿈 속에서, 그리고 스케치북 안에서 계속 돌아다닌다. 나는 아이가 호주머니 속에 넣은 돌을 계속 만지작 거리듯 (fidget with) 이 말들을 계속 더듬는다.


    3. 나는 talk, word, language 등을 의미하는 “말”을 사랑하는 것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horse에 집착한다. Horse는 일종의 오번역이다. “말”을 horse로 번역해 버리는 “틀린 행위”에서 나는 엄청난 자유와 재미를 느낀다.


    4. 구린 번역(shitty translation)은 번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모든 번역은 원본의 의미를 훼손하는 동시에 새로운 의미를 더한다. 예를 들면 내 한국 이름의 성 “이”를 “Lee”로 번역하면 원래의 발음을 잃는다. 그러나 내 영어 이름 “Leo Lee”는 L과 e가 반복되어 나오는 재밌는 리듬을 가지게 된다. 구린 번역은 마찬가지로 원본을 해치는 것 같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말”은 talk으로 번역할 수도, word로 번역할 수도 없다. 그래서 horse로 번역한다. 이 번역은 번역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말”을 horse라고 해버림으로서 나는 한국어와 영어 사이, word와 horse 사이,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어느 새로운 지대를 발견했다.


    5. 이 새로운 지대는 나의 것이다. 언어와 언어 사이에서 내가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영역을 찾은 것이다. 이 지대는 다른 보편적인 지대들로부터 살짝씩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언어의 틀 속에 위치한다. 언어의 틀 속에서 위반을 꾀한다. 이 곳에서 나는 보편적인 동시에 개인적일 수 있으며, 벌거벗는 동시에 안전할 수 있다.


    6. 나는 언어라는 인조적인 체계 속에서 자유롭게 장난 친다. 말장난. 이 말들을 물질의 세계로 가져와 손으로 만진다. 말들을 각인하고, 묻어 버리고, 도로 끄집어 내어 놀기도 하며, 잘랐다가 붙이는 등의 방식으로 더듬는다.


    7. 사람은 죽어서 말을 남기고, 말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말을 손으로 직접 남기고 묻어주기 위해서 가죽과 같은 재질을 만들었다. 몰딩 페이스트와 젤 등의 아크릴 재료를 혼합하여 반투명한 재질을 만들었고, 캔버스 위에 얇게 덮었다. 모든 작업에는 최소 10개에서 많게는 60개의 얇은 레이어들이 있으며, 그 사이 사이에 말들이 새겨져있다. 말들은 가죽 속에서 사라져 가기도, 그 위로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8. 나는 말과 행동을 수차례 반복한다. 같은 말을 계속 다시 적고, 레이어를 수차례 쌓고, 말을 자꾸 등장시키고, 손 바느질을 수천번 반복하며, 네모 옆에 네모를 그린다. 반복되는 되새김질은 그 자체로 고행이며 작업의 방식이 된다. 반복되는 루틴과 그리드 안에서 나는 가장 안전하다.